MVP가 뭘까?
보통 사람들은 MVP라는 말을 들으면 스포츠 경기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에게 주어지는 명예로운 칭호인 MVP(Most Valuable Player)를 떠올릴 겁니다.
개발자분들은 소프트웨어 디자인 패턴 중 하나인 MVP(Model View Presenter) Pattern을 떠올리시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 글에서 다룰 MVP는 가장 가치 있는 선수를 뜻하는 표현은 아닙니다!
MVP (Minimum Viable Product)
한 줄로 요약하자면 유저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최소한의 기능이 있는 제품을 말합니다!
MVP는 왜 중요할까?
스타트업에선 시간과 인력이 없습니다.
제품 하나 출시하는데 오래 붙들고 있을 시간도 없고, 수십에서 수백 명이 붙을 수도 없습니다.
가능하다 해도 그렇게 출시한 제품이 폭망 한다면 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입니다.
이 것이 MVP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소한의 노동력으로 가치를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제품을 만든 뒤,
가까운 가족, 지인, 친구 혹은 얼리 어답터들에게 제품을 제공해봅시다.
성공적입니까? 축하합니다. 이제 출시를 준비하시면 됩니다.
망했습니까? 다행입니다. 다음 제품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MVP를 만들 때는 무엇이 중요할까?
제품을 만들다 보면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자꾸자꾸 생깁니다.
뭔가 결점이 보이거나 아쉬운 점이 보이면 출시 이전에 무조건 고치고 싶어 집니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낮은 확률로 야기될 수 있는 버그를 보고 고치고 싶어 진다던지.
백년지대계(백 년 앞을 내다보는 큰 계획)를 세우고 앞으로 어떤 변화가 생기든 다 포용할 수 있게 한다던지.
악성 유저가 어떻게 행동하든 뚫을 구멍이 없도록 시스템적으로 완벽하게 설계하고 싶다던지...
물론 버그가 없고, 범용성이 좋으면서 완벽한 제품을 빠르게 만들 수 있으면 정말 좋습니다.
근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
그래서 MVP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 전달에 가장 핵심적인 기능을 추려내는 것입니다.
결점이 눈 앞에 보여도 무작정 해결하려 들지 말고 한 발짝 뒤로 가서 생각해봅시다.
과연 이 기능이 가치 전달에 병목일까?
예시: 런드리고
제가 애용하는 서비스 중에 런드리고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런드리고 - 우리집 모바일 세탁소
밤 11시 전에 신청하면 다음날 밤 까지 도착! 물빨래, 와이셔츠, 드라이클리닝, 이불, 운동화 세탁까지 하루만에 받아보세요!
www.laundrygo.com
런드렛이라는 기기에 빨래를 넣고 앱으로 수거 신청을 한 뒤, 집 밖에 놓으면 업체가 수거해서
세탁을 한 뒤 깔끔하게 접어서 다시 집으로 가져다줍니다..! 거의 세탁계의 애플.. 🎆
이 서비스를 제가 처음 만든다고 했을 때, MVP의 접근 방식으로 어떻게 만들었을지 생각해보겠습니다.
물론 저도 전문가는 아니다 보니 이상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MVP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데..? 하시면 지적해주세요.
후성은 집에서 빨래를 하는 게 너무 불편했습니다. 매번 세탁기를 돌리고, 좁디좁은 원룸에 빨래를 널고,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 객혀서 서랍에 넣고..
빨래를 하는 날에는 4~5평 밖에 안 되는 원룸이 3평이 되었죠. 빛도 잘 안 들어와서 잘 마르지도 않고, 여름에는 습해서 제습기를 안 틀어놓으면 곰팡이가 집구석 구석에서 슬금슬금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후성은 코인 세탁소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무거운 빨래를 들고 세탁소로 가서 물빨래를 하고 건조기로 돌리고 나니 앞에서 말한 문제들은 해결되었네요!
근데 매번 무거운 빨래들을 들고 가기도 힘들고, 빨래 돌아가는 동안 기다려야 하고,
망할! 힘들게 들고 오다가 빨래를 길에 흘려버렸어요 ㅠㅠㅠ
후성은 집에 와서 빨래를 던지고 떨어뜨린 빨래에 먼지를 털면서 생각했어요
내가 집 밖에 빨래를 두면 누군가 수거해서 세탁하고 깨끗한 상태로 가져다주면 정말 좋겠다...
후성은 일상의 문제를 발견했고, 이를 혁신하고자 합니다.
자기 전에 눈을 감고 기똥찬 서비스를 만들어서 인류의 일상을 혁신하는 상상을 합니다.
빨래를 집 밖에 내놓으면 수거해서 대신 세탁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자.
확장성을 위해 앱으로 호출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
그냥 빨래 말고 운동화나 이불도 빨래해주면 정말 편하겠다.
다 객혀서 오면 이건 노벨 평화상-'수많은 가정의 불화를 해결함.' 감일 거야.
본인의 빨래가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들을 위해 빨래를 담을 수 있는 장치도 만들까?
누가 가져가면 안 되니까 그 장치에 잠금장치도 넣고.. 문에 연결해서 누가 함부로 못 가져가게 하자!
비효율을 최대한 제거한 수거 시스템도 만들자!
마케팅은 인스타그램으로 홍보해보자!
이걸로 돈 너무 많이 벌면 어떡하지..? 일단 적당히 살만한 강남 아파트 한 채 사고.. 테슬라 사이버 트럭 한 대 뽑고 남는 돈으로 고아원을 개원할까..? 벤처 투자를 할까..?
그리고 아침에 일어납니다.
현실적으로 후성은 돈이 없어서 이 서비스를 만들 인력도 없고, 느긋하게 몇 년간 서비스를 만들 시간도 없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상을 혁신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어제 생각한 것들을 다시 살펴보고 사용자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최소한의 기능이 담긴 제품을 생각합니다.
빨래를 집 밖에 내놓으면 수거해서 대신 빨래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자.
확장성을 위해 앱으로 호출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
그냥 옷들 말고 운동화나 이불도 세탁해주면 정말 편하겠다.
다 객혀서 오면 이건 노벨 평화상-'수많은 가정의 불화를 해결함.' 감일 거야.
본인의 빨래가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들을 위해 빨래를 담을 수 있는 장치도 만들까?
누가 가져가면 안 되니까 그 장치에 잠금장치도 넣고.. 문에 연결해서 누가 함부로 못 가져가게 하자!
비효율을 최대한 제거한 수거 시스템도 만들자!
마케팅은 인스타그램으로 홍보해보자! => 불필요
이걸로 돈 너무 많이 벌면 어떡하지..? 일단 적당히 살만한 강남 아파트 한 채 사고.. 테슬라 사이버 트럭 한 대 뽑고 남는 돈으로 고아원을 개원할까..? 벤처 투자를 할까..? => 개소리
결국 남은 건 처음 생각한 '빨래를 집 밖에 내놓으면 수거해서 대신 세탁해주는 서비스'
이고 후성은 이 서비스가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는지 먼저 확인한 뒤, 투자를 받든 팀원을 구하든 하면 됩니다.
그래서 후성은
마케팅 대신 본인이 사는 건물에 전단지를 붙여서 서비스를 홍보하고
앱 대신 전단지에 적힌 전화번호로 신청을 받아서
해당 집으로 찾아가서 이마트에서 받은 노란색 에코백에 빨래를 담고
코인 세탁소로 가서 빨래와 건조를 마치고
세탁된 빨래를 돌려주었습니다.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간단한 설문조사로 사람들이 가치를 느끼는지 확인도 했습니다.
다들 정말 편하고 좋다고 하네요!
이제 점진적으로 아이디어들을 검증해가면서 서비스를 만들어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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